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CES 박람회를 다녀와서..

CES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가보니정말 많은 기술들, 사물인터넷, 스마트 홈, 스마트 자동차, 웨어러블 포함해서 여러 기술이 있었습니다. 그것들이 본격적으로 많은 부분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기술이 가진 가능성을 한껏 펼쳐놓고 시장의 평가 기다리면서 차츰 재조정되는 시기를 거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편 무서운 것은 이런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한국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깊은 고민을 갖고 왔습니다. 마침 CES가 1월 6일에 열렸습니다. 똑같은 시간, 한국은 1월 7일 이었습니다. 우리당은 예비경선이었는데 기분이 묘했습니다. 사실 피치 못하게 CES에 참석하게 되었지만, 전 세계 혁신경쟁의 장에 있으면서 우리당도 이렇게 혁신경쟁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습니다.

한국경제의 현주소

지금 대한민국이 어쩌면 40년 장기불황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그런 위기감, 절박감이 있습니다. 몇 가지 안 좋은 징후 즉 엔화 약하고 달러 강세. 이것이 우리나라에 좋지 않은 조합인데 이것이 장기간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시진핑이 말했던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접어들고 있고, 한중 FTA 포함 굉장히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2, 3년 내로 전 사업 분야에서 중국이 우리를 앞지르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면 농산물 만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중소기업이 좌초될 위험이 크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인구 구조가 문제입니다. 2017년이면 생산 가능 인구, 즉 15~64세 인구가 처음으로 줄어들기 시작해서 2028년이 되면 총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2060년이 되면 최대의 역삼각형 인구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아무리 성장을 하더라고 인구구조가 마이너스 성장하게 되면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가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종합해보면 우리가 어쩌면 2060년까지 거의 40년간 장기불황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있고, 물론 아주 최악의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이것을 준비할 시간이 거의 3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지금이라도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그런 절박감에 이런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대선 때 장 교수님 도움받아 같이 모여서 이 위기 탈출하는 방법을 하나의 모델로 만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두 바퀴 경제론’입니다. 마치 자전거처럼 성장과 분배의 두 축이 서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선순환 구조를 가지게 되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장만 하면 분배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 때 증명이 되었지 않습니까. 정책적으로 정부가 개입해서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공정하게 분배가 되면 이 분배를 통해 건전한 중산층들이 단단하게 자리를 잡게 되고 그 구매력으로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고, 여러 창업이 활성화됩니다. 그 두 가지가 선순환되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방법입니다. 지난 12월에는 성장에 대해서 서울대학교 이근 교수님께 성장담론 이야기 들었고, 오늘은 공정한 분배에 대해 장교수님 고견 듣는 자리 마련했습니다.

장기 불황 시 일본과 다른 점

우리가 만약에 장기불황에 빠진다면 일본보다 더 극심한 고통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우선 일본은 50년부터 90년대까지 40년간 장기호황 누렸습니다. 그 결과 굉장히 많은 자산 쌓았습니다. 대외 자산이 대외 채권보다 훨씬 더 많은 순 채권국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아직 부채나 자산규모가 비슷하거나 부채가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일본은 개인 저축률이 우리보다 높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중소기업이 굉장히 튼튼합니다. 지난 엔고 현상 때도 남아있는 중소기업 무섭습니다. 굉장히 강합니
다. 그런데 한국 중소기업은 굉장히 부실합니다. 만약 일본과 같이 장기불황에 빠진다면 고통이 매우 극심할 것입니다. 결국, 핵심은 정치가 쥐고 있습니다. 정치가 잘해야만 이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국회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제도 및 정책 수립 시 고려할 점

장 교수님 책보면서 여러 가지 의구심, 복잡한 생각이 많이 정리되었습니다. 내용 중 공감하는 것 중 하나가 우리나라가 시장경제 한다고 하는데 실은 아니었구나,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사실 계획경제 아래에서 우리가 살았고, 김영삼 대통령 들어와 시장경제로 옮겨가는 와중에 IMF가 겹치는 바람에 그 이후로 제대로 된 시장경제를 갖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건을 보면서 만약 미국에서 그런 일이 생겼으면 아마 그 항공사는 예약이 거의 취소되고 주가 폭락하고 아마 CEO도 바뀌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닙니다. 왜냐면 우리나라가 경쟁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소비자들이 선택의 폭이 넓지 못합니다.
인터넷 쪽에서 미국에서 가장 시장 환경에 최적화된 기업이 구글이고 한국에서는 네이버입니다. 그런데 두 기업이 성공하는 방식이 반대입니다. 구글은 검색을 통해 전부 연결해줍니다. 콘텐츠 업체는 밖에 있고 구글이 중심에서 연결해주면서 막강한 기업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모든 콘텐츠를 자기가 갖고 있습니다. 내부에 묶어 둡니다. 한국시장에서 가장 최적화된 환경입니다. 미국이 잘했다, 한국이 잘했다가 아니라 두 기업이 그 시장 환경에 가장 최적화 돼서 행동을 했던 것뿐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반대되는 행동이 나타나지 않습니까. 아직 우리나라 시장이 제대로 된 경쟁 시장 환경이 아닙니다. 계속 불공정이 벌어지는 시장경쟁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제도를 도입하고 제대로 된 방법들을 찾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 아닌가 합니다.
두 번째로 한 사례를 들겠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 위스콘신 주, 미네소타 주가 있는데 캐나다 접경지역에 있는 비슷한 지역입니다. 4년 전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때 새로 주지사가 뽑혔습니다. 인접한 두 지역이 다른 정책을 썼습니다. 위스콘신 주는 감세를 해서 복지혜택도 줄였습니다. 그래서 경제가 살아나기를, 기업이 스스로 일어나서 살아나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미네소타 주는 달랐습니다. 법인세를 올려서 그 재원 확보해서 교육과 복지에 투자하고 사회적 인프라에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4년이 지난 후 보니 미네소타 주가 잘 되었다고 합니다. 위스콘신 주는 감세를 해서 기업들이 잘 돼서 자연스럽게 경기가 살아나길 바랐지만 더 추락했고, 미네소타 주는 재원을 허투루 쓰지 않고 사회 인프라에 투자하니 그것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들이 번창했습니다. 이미 실증적으로 입증된 정책의 효과가 아닌가 합니다. 그것에 우리가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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